1. 서론
웨어러블(wearable) 및 생체 삽입형(implantable) 전자기기는 사람의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된 조직(tissue) 및 장기(organ)에 정밀한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차세대 헬스케어(healthcare) 기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피부처럼 부드러운 유연 전자기기(soft electronics)는 피부, 근육, 장기와 같은 연조직과 밀착할 수 있으므로, 체내 환경에서도 통증과 이물감 없이 고정밀 생체 신호 모니터링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는 여전히 단단한 배터리 또는 전선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스템의 크기가 증가하고 생체 조직과의 기계적 부적합이 발생하여 피부 자극, 염증반응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생체 삽입형 디바이스의 경우, 배터리의 충전과 교체를 위해 반복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수술적 부담을 안기며 감염의 위험도 증가시킨다. 이러한 문제는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유연 전자기기의 상용화를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체와 전자기기 간의 기계적, 전기적, 생물학적 적합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센서와 회로의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이들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 및 관리 전략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1) 구조적 설계(wavy, serpentine, origami, kirigami 등) 및 내재적 신축성 재료를 활용한 신축성 배터리, (2) 인체 또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기계적, 열적, 화학적, 광학적 에너지를 수확하는 유연한 자가발전 시스템, (3) 외부 에너지원을 활용해 비침습적으로 전력을 전달하는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 등이 차세대 에너지 공급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부피가 큰 단단한 배터리와 리드선의 의존도를 줄이고, 디바이스의 소형화 및 경량화, 더 나아가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잠재력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의 안정적인 구동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신축성 배터리의 경우 높은 신장성 및 기계적 순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충분한 에너지 밀도와 장기 사이클 수명, 체내 환경에서의 화학적,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자가발전 소자는 인체에서 수확할 수 있는 에너지 밀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효율 에너지 변환 구조 설계, 저전력 회로와의 통합, 에너지 저장 장치와의 하이브리드(hybrid) 운용이 필수적이다. 무선 전력 전송 기술 역시 인체 곡률과 움직임에 순응하는 유연 안테나 설계, 인체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전자기파 노출 수준에서의 전송 효율 확보 등 여러 측면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요구된다.
따라서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유연 전자기기의 실질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자가발전 소자,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 공급 기술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각각의 장단점과 한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본 논문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를 위한 전력 공급 전략을 배터리, 자가발전 시스템, 무선 전력 전송 기술로 분류하여 최근 연구 동향과 한계를 고찰하고, 향후 고유연성 헬스케어 전자기기의 구현을 위한 에너지 공급 전략 및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2.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소자의 전력 공급을 위한 소자 기술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유연 전자기기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높은 에너지 밀도와 동작 전압, 그리고 우수한 장기 안정성을 갖춘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의 배터리 기반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는 단단하고 부피가 큰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피부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특성을 갖는 조직과 기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기계적 불일치는 인체 내에서 면역 반응을 유발하거나 사용자에게 불편한 착용감을 초래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진들은 초기에 물결(wavy), 서펜타인(serpentine), 리지드 아일랜드(rigid island), 오리가미(origami), 키리가미(kirigami) 등의 구조적 설계 전략을 활용하여 기계적 순응성을 향상시킨 외재적 신축성 배터리(extrinsically stretchable battery) 개발에 집중해 왔다. 예를 들어, Yi Cui 그룹은 리튬이온전지(lithium-ion battery, LIB)를 물결 형태로 설계하여, 배터리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요소가 동시에 늘어나고 줄어들 수 있는 신축성 배터리를 개발하였다(Fig. 1(a))[1]. 해당 연구에서는 폴리디메틸실록산(polydimethylsiloxane, PDMS)을 물결 구조의 각 골(valley)에 채워 넣어 상용 양극(cathode), 음극(anode), 그리고 봉지(package) 소재가 가역적으로 신장할 수 있게 하였으며, 신축성(stretchability)과 다공성(porosity), 점착성(stickiness)을 동시에 갖춘 polyurethane/poly(vinylidene fluoride) 기반 막(membrane)을 배터리의 분리막(separator)으로 사용하여 외부 변형이 가해지더라도 전극과 분리막이 안정적으로 접촉하여, 이온(ion)의 이동 경로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였다. 해당 배터리는 3.6 mAh cm–2의 높은 면적 용량(areal capacity)과 60회 반복 신장 후 85%의 용량 유지율(capacity retention)을 보여 우수한 전기화학적(electrochemical)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하였다.
John A. Rogers 그룹에서는 낮은 탄성률을 가지는 실리콘 탄성체(silicone elastomer)기판에 자기유사(self-similar) 서펜타인 구조를 갖는 폴리이미드(polyimide) 봉지막(encapsulation), Cu 및 Al 전극(electrode)과 활성 소재(active material)를 통합하여 신축성 배터리를 개발하였다[5]. 자기유사 서펜타인 모양의 구조적 설계에 의해 해당 배터리는 300% 이상의 신장률을 달성함과 동시에 1.1 mAh cm–2의 면적 용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편 Hanqing Jiang 그룹에서는, 기존 표준 배터리 공정으로 제조된 LIB에 접힘(folding)과 절단(cutting) 기법을 사용한 키리가미 구조를 도입하여 높은 신축성을 구현하였다(Fig. 1(b))[2]. 해당 배터리는 150% 이상 늘어나는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으며, 절단과 접힘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균열(fracture)은 소성 롤링(plastic rolling)을 통해 효과적으로 억제되었다. 이와 같이 제작된 신축성 배터리는 상용 웨어러블 기기에 결합되어 전력 공급이 가능함을 확인하여,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위한 신축성 배터리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설계 전략을 통한 신축성 증진 방법은 배터리의 소형화, 인체 수준의 영률을 기반으로 한 기계적 순응성, 인체 내에서의 장기 안정성, 제조 공정의 확장성 등의 측면에서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재료 자체가 신축성을 갖는 내재적 신축성 배터리(intrinsically stretchable battery)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Pooi See Lee 그룹에서는 액체 금속(liquid metal, LM)인 Eutectic GaIn(EGaIn) 입자를 다중벽 탄소 나노튜브(multi-walled carbon nanotube, MWCNT)와 카본 블랙(carbon black)으로 구성된 전도성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hermoplastic polyurethane, TPU) 기판에 균일하게 침전시켜 내재적 신축성 전극 기반 유연 전고체(all-solid-state) 배터리를 개발하였다(Fig. 1(c))[3]. 해당 전극에서 MWCNT는 탄성 매트릭스(elastomeric matrix) 내부에서 전도성 네트워크(conductive network)를 형성함과 동시에 LM 입자를 효과적으로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여 신장 시에도 안정적인 전도도를 유지하도록 하였다. 해당 LM 기반 전극은 약 900%의 높은 신장률을 견딜 수 있었으며, 500% 신장 조건에서도 초기 전도도를 유지하는 등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보여주었다. 해당 전극을 바탕으로 제작된 전고체 배터리는 최대 150%의 신축성, 0.42 mAh cm–3의 용량, 그리고 90%의 높은 쿨롱 효율(coulombic efficiency)을 달성하며 내재적 신축성 배터리의 개발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이와 더불어, 기계적 유연성과 생체적합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하이드로겔(hydrogel) 기반의 신축성 배터리도 개발되고 있다[4]. 해당 배터리는 interfacial dry crosslinking을 통해 하이드로겔로 구성된 전극(electrode)과 전해질(electrolyte)을 통합하여, 아연이온배터리(zinc-ion battery, ZIB)의 경우 370 mAh g–1, LIB의 경우 82 mAh g–1의 높은 용량을 나타냈으며, 5,000회의 반복 변형 후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등 우수한 전기화학적 특성을 보였다(Fig. 1(d)). 또한 시험관(in vitro)과 생체 내(in vivo) 실험 모두에서 높은 생체적합성이 확인되어, 차세대 생체 삽입형 유연 전자기기를 위한 신축성 배터리로서 개발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이렇게 내재적 신축성을 갖거나 하이드로겔을 이용하는 배터리의 경우 높은 기계적 순응성을 기반으로 인체에 완벽하게 순응하여 동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소재 자체의 낮은 성능을 극복해야 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높은 에너지 밀도와 낮은 영률, 그리고 생체적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소재의 개발, 소자 디자인, 그리고 안정성을 위한 패키징 방법의 개발과 연구가 차세대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기기를 위한 배터리 연구의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체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 체온 유지, 소화 작용 등 다양한 대사(metabolism)를 통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러한 기계적, 열적, 화학적 에너지를 인체로부터 수확하여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여 유연 디바이스를 구동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바이오연료(biofuel), 압전(piezoelectric), 마찰전기(triboelectric), 열전(thermoelectric), 광전(photovoltaic) 기반의 자가발전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배터리만을 사용할 경우 반복적인 충전, 수술 등이 필요하지만, 자가발전 시스템을 통해 외부 에너지의 공급 없이 스스로 장기간 동작할 수 있는 자립 가능한(self-sustainable)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본 절에서는 대표적인 자가발전 소자인 광전, 바이오연료, 열전, 압전, 마찰전기 기반 소자의 연구 동향을 살펴본다.
태양광 및 실내 광원으로부터 발생하는 빛 에너지는 광전 효과(photovoltaic effect)를 통해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 John A. Rogers 그룹에서는 구조적 설계 전략을 적용하여 단단한 무기 반도체(inorganic semiconductor) 기반의 단일 접합(single junction) GaAs 광전지를 아일랜드와 골(trench) 배열 구조를 갖는 PDMS 기판에 전사하여 신축성 광전지를 개발하였다(Fig. 2(a))[6]. 이 구조에서 각 활성 소자는 아일랜드 영역에 단단히 고정되며, 리본(ribbon) 형태의 전극을 각 아일랜드 사이에 배치함으로써, 기계적 변형 시 발생하는 응력(stress)이 전극에만 국소적으로 집중되도록 설계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 덕분에, 20%의 이축 신장성(biaxial stretchability)과 500회 이상의 반복 신축에도 약 12.5%의 전력 변환 효율(power conversion efficiency, PCE)을 유지하는 등 우수한 기계적, 전기적 성능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설계 전략은 복잡한 공정 기술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단단한 무기 반도체가 갖는 낮은 기계적 탄성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신축성과 생체 적합성을 필요로 하는 웨어러블, 생체 삽입형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신축성 유기 고분자 기반 광전지(organic photovoltaics, OPVs)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Takao Someya 그룹은 고효율 quaterthiophene과 naphtho[1,2-c:5,6-c′]bis[1,2,5]thiadiazole(NTz)(PNTz4T), 그리고 [6,6]-phenyl C71-butyric acid methyl ester(PC71BM) 기반 donor-acceptor 구조의 고분자(polymer) 블렌드 필름(blend film)을 활성층(active layer)으로 사용하여 수중에서 동작 가능하면서도 신축성을 동시에 갖는 OPV를 개발하였다[9]. 해당 OPV는 정공(hole transport layer, HTL) 및 전하 수송층(electron transport layer, ETL)을 서로의 위치가 뒤바뀐 인버티드 구조(inverted structure)로 배치하여 산소 노출에 의한 안정성을 높였다. 사전 신장된(pre-stretched) acrylic elastomer 기판에 해당 OPV를 결합했을 때 최대 7.9%의 PCE와 52%의 신축성을 보였으며, 100분 동안 수중 노출 상태에서 20회 압축 변형 후에도 초기 PCE의 80%를 유지하였다.
이와 더불어, 생체 신호 측정과 에너지 수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신축성 OPV 기반 디바이스도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Fei Huang 그룹은 비균일 영률(nonuniform Young’s modulus) 구조를 활용하여 유연한 은 나노와이어(Ag nanowire, AgNW)/PDMS 복합체에 상대적으로 단단한 cross-linked polyvinyl alcohol (C-PVA)를 코팅하여 기판의 투명도, 신축성, 인장 강도, 화학적 안정성을 모두 높힌 신축성 전극 기반 유연 OPV를 개발하였다(Fig. 2(b))[7]. 해당 전극은 88% 이상의 높은 투명도(transparency)를 갖고 있어 근적외선 파장대의 빛이 피부를 깊게 투과할 수 있어 생체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 Ω/sq의 낮은 표면 저항, 0.5 mm 굽힘 반경에서 굽힘 시 기존 ITO 전극 대비 낮은 저항 변화율과 4,000회의 굽힘 이후에도 초기 PCE의 96%를 유지하여 건강 모니터링과 에너지 수확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고정밀 다목적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Fig. 2(c)).
뿐만 아니라, 포항공과대학교 박태호 교수 그룹에서는 신장 환경에서 내재적 신축성 OPV의 기계적 안정성과 전기적 특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분자:겔 블렌드 시스템(polymer:gel blend system) 기반 고유연 ETL을 개발하였다[8]. 기존 소분자(small molecule) 기반 ETL은 공정이 쉽고 균일한 레이어를 형성할 수 있지만, 외부 변형이 가해졌을 때 날카로운 계면(interface)과 큰 결정 도메인(domain) 때문에 쉽게 균열이 발생한다(Fig. 2(d)). 반면에, 비정질(amorphous)구조로 이루어진 폴리플루오렌(polyfluorene, PFN)- TFSI 기반 전자수송 고분자와 N50 신축성 겔을 혼합 하여 제작된 고분자: 겔 블렌드 ETL은 비정질 구조와 얽힌 사슬 구조로 인해 기계적 응력 분산이 용이하다(Fig. 2(e)). 해당 고분자:겔 블렌드 ETL로 제작된 신축성 OPV는 100% 신장 조건에서 초기 전도도의 80% 이상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20% 신장 시에도 초기 PCE를 유지하는 등 고신축성 웨어러블 광전지 개발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렇게 다양한 소재를 기반으로 유연한 광전지를 만드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는 높은 전력 밀도와 무선 충전 기능을 제공하지만, 광 노출에 크게 의존하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어두운 환경에서나, 의복으로 가려지거나 빛이 직접 도달하지 않는 신체 부위(예: 복부, 흉부 등)에 이식될 경우 에너지 발전 성능이 제한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알맞은 부위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바이오연료전지(biofuel cells, BFCs)는 생체 내 풍부하게 존재하는 체액(body fluid)을 연료로 이용하여 전기 에너지를 생성하는 자가발전기로서 음극(anode)에서 연료 산화 반응과 양극(cathode)에서 산화제 환원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성한다. 대표적인 개발 사례로, 한양대학교 김선정 교수 그룹은 유연한 기계적 특성과 마이크로미터(micrometer) 직경을 갖는 고무 섬유(rubber fiber) 기반 BFC를 개발하였다[10]. 해당 BFC는 MWCNT 시트(sheet)를 코팅한 고무 섬유 전극 위에 효소, 레독스 매개체(redox mediator), 가교제(cross-linker)로 구성된 활성 효소층을 형성한 뒤, 전극 전체를 다시 한번 MWCNT 시트로 감싸 core-shell 구조를 구현하였다(Fig. 3(a)). 이러한 core-shell 구조는 MWCNT시트가 효소층을 견고하게 고정하여 변형 환경에서 효소층의 분리나 용출을 방지하고, 동시에 높은 전도성을 지닌 MWCNT 시트를 통해 산화 환원 반응에서 생성된 전자의 신속한 전달을 가능하게 하여 전기적 성능을 향상시켰다. 그 결과, 해당 섬유형 BFC는 인간 혈청에서 36.6 µW cm–2의 전력밀도와 100% 인장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유지함을 확인하였다.
Joseph Wang 그룹은 아일랜드-브리지(island-bridge) 구조와 MWCNT로 구성된 버키페이퍼(buckypaper, BP) 기반 전극을 활용하여 인체의 땀으로 동작하는 효소 기반 신축성 BFC를 개발하였다(Fig. 3(b))[11]. 해당 BP 전극은 pyrene-polynorbornene homopolymer로 기능화되어 있어, 음극에는 빌리루빈 산화효소(bilirubin oxidase, BOx)를, 양극에는 젖산 산화효소(lactate oxidase, LOx)를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0.74 V의 개방회로전압(open circuit voltage, OCV)과 520 µW cm–2의 전력 밀도(power density)를 달성하는 등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각 전극이 아일랜드 영역에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고, 서펜타인 형태의 인터커넥트(interconnect)가 응력을 흡수하며 신축되기 때문에, 100회 반복 20% 양방향 신장 조건에서 안정적인 전기적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더불어, Qiang Liao 그룹은 유연한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hermoplastic polyurethane, TPU) 기판 위에 기능화된(functionalized) CNT를 도입한 포도당 산화효소(glucose oxidase, GOx) 기반 양극과 Pt/C 음극을 통합하여, 고유연성 생체 삽입형 BFC를 개발하였다[12]. 해당 연구에서는 기계적 변형 환경에서 효소가 양극으로부터 탈리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3-dimethylaminopropyl-3-ethyl carbon diimide hydrochloride(EDC)와 N-hydroxysuccinimide(NHS)로 활성화된 CNTs-COOH를 양극 소재로 사용하였다. 활성화된 CNTs-COOH는 GOx와 안정한 아마이드 결합(amido bond)을 형성함으로써 높은 전기 전도성과 빠른 직접전자전달(direct electron transfer, DET)을 가능하게 하였다(Fig. 3(c)). 본 BFC는 57 µW cm–2의 전력밀도와 0.575 V의 OCV를 달성하는 등 우수한 전기적 성능을 보였으며, SD rat의 피하 조직에 이식된 상태에서 다양한 기계적 변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전류 응답과 OCV를 유지하는 동시에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보였다(Fig. 3(d)).
이처럼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의 자가 전력 공급을 위한 BFC 기술은 크게 발전하였으나, pH 및 온도 변화, 효소의 탈리와 오염 등의 문제로 인해 BFC의 수명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장기 치료용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로의 실질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효소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고전도성 및 다공성 나노소재를 활용한 소자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인체는 피부와 외부 환경 사이의 온도 차이를 통해 안정적인 열에너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온도 구배(temperature gradient)는 Seebeck 효과로 인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열전 발전기(thermoelectric generators, TEGs)를 통해 전기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승준 교수 그룹은 탄성체 내에서 자기조립된 Ag-Ni 입자 기반 열전도체와 AgNW 기반 신축성 인터커넥트를 Bi2Te3 기반 열전 레그(thermoelectric leg, TE leg)와 통합하여 피부처럼 굴곡진 표면에서 밀착할 수 있는 유연 TEG를 개발하였다(Fig. 4(a))[13]. 해당 연구에서는 열원(heat source)으로부터 TE leg까지 열전달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 1.4 W m–1K–1의 높은 열 전도성을 가진 Ag-Ni 입자를 PDMS 기판 내에서 수직 자기장을 인가하여 수직 방향으로의 체인을 형성하여, 수직 방향(through-plane)으로의 열전달을 크게 향상시킴과 동시에 10 MPa 이하의 낮은 영률을 유지하여 피부와 소자 간 공기층 없는 밀착을 유도하여 기생 열 손실을 최소화하였다(Fig. 4(b)).
한편, 서울대학교 홍용택 교수 그룹은 유연 TEG의 출력 성능과 기계적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단한 TE leg와 부드러운 인터커넥트 사이의 접촉 계면에 탄성률이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전기기계적 완충층(electromechanically graded interlayer)을 도입하였다(Fig. 4(c))[14]. 이를 통해 접촉 저항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기계적 변형 시 단단한 TE leg에 집중되는 응력을 효과적으로 완화하였다. 또한, 화학적 용접(chemical welding)기법을 통해 산재된 AgNW 네트워크를 메쉬(mesh) 구조로 변환함으로써 높은 신축성과 전도성을 동시에 갖춘 유연 인터커넥트를 구현하였다(Fig. 4(d)).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TEG는 인체로부터 약 650 mV의 OCV과 약 2.6 mW의 출력을 달성함으로써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위한 자가발전기로써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Carmel Majidi 그룹에서는 LM 기반 소재를 활용하여 기계적 변형 상황에서도 열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고성능 TEG를 개발하였다[16]. 해당 디바이스는 TEG와 접촉면 사이의 열전도 향상을 위해 2.90±0.02 Wm–1K–1의 높은 열전도도를 띠는 LM-에폭시(epoxy) 기반 탄성 복합체와 기계적 변형 환경에서 TE leg 간 견고한 전기적 접속을 제공하는 LM-Ag-Styrene- isoprene block copolymers(SIS) 기반 유연 전도성 잉크를 사용하였다. 본 TEG는 30%의 신축성과 20°C 환경에서 4.95 mW, 60°C 환경에서 35.85 mW의 열전 발전 성능을 나타내었다.
이처럼 다양한 기계적, 열적 설계 전략을 통해 무기물(inorganic) 기반 유연 TEG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높은 기계적 유연성과 경량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유기물 기반 열전 발전기(organic thermoelectric generator, OTEG)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성균관대학교 강보석 교수 그룹은 탄성 고분자(elastomeric polymer)와 전도성 물질이 혼합된 전구체(precursor) 용액을 단계적으로 경화시키는 공정을 적용하여 용액 공정이 가능하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난 내재적 신축성 OTEG를 개발하였다(Fig. 4(e))[15]. 해당 OTEG는 후처리 활성화 공정(post-activation treatment)을 적용하여 탄성 네트워크(elastomeric network)를 유지함과 동시에 긴 전하 이동 경로를 형성하여 40% 신축 시에도 기존 출력의 90% 이상을 유지하였으며, 200회의 반복 신축 후에도 안정적인 열전 출력을 보여주었다(Fig. 4(f)).
이와 같이 웨어러블 열전소자는 고성능의 무기 열전 재료와 성능은 조금 낮지만, 높은 유연성을 갖는 유기 열전 재료 두 가지 방향성을 갖고 연구되고 있다. 무기 재료의 높은 영률로 인한 낮은 유연성과 장기 안정성, 그리고 유기 재료의 낮은 열전 성능은 여전히 넓은 연구 영역을 남겨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열전소자에서 수집된 마이크로/나노와트(watt) 수준의 전력을 높은 효율로 저장하고 시스템을 동작시킬 수 있는 파워매니지먼트 IC(power management integrated circuit, PMIC) 기술의 개발도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장기간 체온만으로 다양한 바이오 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바디 네트워크 시스템의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체는 심장 박동, 몸과 장기의 움직임과 같이 근육의 수축과 이완 작용을 통해 풍부한 물리적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생성한다. 이러한 물리적 에너지를 수확하여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기 위해 압전 및 마찰 전기 소자가 널리 개발되어 왔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의 개발이 가속화됨에 따라 생체 조직에 밀착할 수 있고, 다양한 기계적 변형 환경에서 유연하게 변형될 수 있는 유연한 물리적 자가발전 소자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압전 소자(piezoelectric nanogenerators, PENGs)는 외부의 물리적 변형(압축, 굽힘, 신장 등)에 의해 내부 분극이 변화하며 전기적 출력을 생성하는 압전 효과(piezoelectric effect)를 기반으로 전력을 생성한다. PENG는 인체의 움직임과 같은 물리적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에너지 발전 소자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Pooi See Lee 그룹은 T-joint-cut 키리가미 구조를 적용한 소자를 제작하여 웨어러블 섬유에 통합할 수 있는 유연 PENG를 개발하였다(Fig. 5(a))[20]. 해당 디바이스는 BaTiO3 나노입자, Poly(vinylidene fluoride-co-trifluoroethylene, PVDF-TrFE), 그리고 Ag flake 기반 전극을 3D 프린팅 공정으로 제작하였으며, 전극 형성 과정에서 용매가 쉽게 증발하여 이종 소재 간의 다층 적층 구조 형성이 가능하였다. 또한, 일반적인 키리가미 구조는 신축 시 out-of-plane 방향으로 구조가 돌출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T-joint-cut 키리가미 구조를 도입하여 pressing mode에서 디바이스가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높은 신축성을 확보하였다. 해당 기술로 제작된 PENG는 300% 이상의 높은 신축성과 6 V의 OCV 및 2 µA cm–2의 단락 전류(short circuit current)를 달성하여,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위한 자가발전기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Ashwini K. Agrawal 그룹은 기존 Poly(vinylidene fluoride)(PVDF) 기반 PENG의 낮은 신장성과 기계적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PVDF에 폴리우레탄(polyurethane, PU)을 첨가하여 고유연성 PENG를 개발하였다[17]. PVDF에 PU를 도입했을 때, PVDF의 β-phase 함량이 최대 46% 증가하였으며, 압전 계수(piezoelectric coefficient)가 3.02 pm/V에서 7.064 pm/V로 향상되는 동시에 90%의 신장률을 확보할 수 있었다(Fig. 5(b)). PVDF-PU 나노 섬유, poly(3,4-ethylenedioxythiophene) poly(styrene sulfonate(PEDOT: PSS):graphene 나노플레이트(nanoplate) 기반 전극, 그리고 PU 기판으로 구성된 해당 PENG는 반복 변형 조건에서 3.8 V의 OCV, 0.65 µA의 단락전류, 0.48 µW cm–2의 전력 밀도를 생성하였으며, 2,000회 이상의 주기적 하중에서도 전기, 기계적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최근에는 생체 조직과 유사한 수준의 유연성과 생체 적합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PENG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Xudong Wang 그룹은 DL-alanine 미세섬유를 분자-용매 상호작용과 계면 장력 제어를 통해 트러스(truss) 형태의 미세구조를 형성하여 다방향 신장성을 갖추면서도 압전 특성이 유지되는 압전 바이오크리스탈 박막(biocrystal thin film)을 개발하였다[21]. 해당 소자는 40%의 신축 조건에서도 압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돼지 허벅지 근육 표면에 이식한 후 큰 변형이 가해지는 환경에서도 약 10–20 mV의 안정적인 peak-to-peak 전압을 생성하여 생체 삽입형 PENG로 응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마찰전기 소자(triboelectric nanogenerators, TENGs)는 서로 다른 두 재료가 접촉 및 분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전기(triboelectric)와 정전 유도(electrostatic induction)를 통해 전력을 생성하는 소자이다. TENG는 작은 물리적 자극에도 높은 전압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를 위한 에너지 소자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Xinge Yu 그룹은 Cr/Cu 기반 전극과 PDMS 전기화층(triboelectric layer)으로 구성된 유연 TENG를 개발하였다[18]. 미세 점 형태로 배치된 전극과 서펜타인 형태로 설계된 인터커넥트로 인해 소자는 높은 신장성과 유연성을 가졌으며, 37.5 kPa 정도의 손가락 탭핑(tapping) 동작만으로도 소자는 60 V 이상의 전압과 1 µA 이상의 전류를 생성하였다.
그러나 서펜타인 구조처럼 단단한 재료를 기하학적 설계를 통해 기계적 순응성을 확보하는 방식은 극단적인 변형이 가해지는 환경에서 소자가 파손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Huanyu Cheng 그룹은 LM을 전극 재료로 활용하여 높은 전도성과 출력 특성을 동시에 확보한 고유연성 TENG를 개발하였다(Fig. 5(c))[19]. 해당 액체 금속 기반 TENG는 최대 867%의 인장률을 달성하였으며, 이를 웨어러블 신축성 밴드에 통합했을 때 대규모 신체 동작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전기적 성능을 유지하여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위한 에너지 소자로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압전소자, 마찰전기 소자는 다양한 소재의 개발로 물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소자의 개발이 지속되고 있지만, 반드시 물리적인 움직임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한계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팔과 허리 사이의 의복과 같이 물리적인 움직임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부위를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지속적인 소재의 개발을 통해 적은 움직임으로도 높은 전력을 생성하고, 이를 맞춤형 PMIC를 활용해 필요한 상황에 시스템을 동작시킬 수 있는 유연한 회로의 설계가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자가발전 소자들의 출력 성능은 대부분 이상적인 실험 조건에서 측정된 최대 성능에 해당한다. 실제 인체 환경에서는 착용 및 삽입 위치, 사용자의 활동 수준, 광 노출 조건, 체온 구배에 따라 발전 가능한 전력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Table 1). 이러한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자가발전 시스템의 실질적인 구현을 위해 단일 에너지원에 의존하기 보다 착용 환경과 요구 전력 수준에 따라 광전, 열전, 바이오연료, 물리적 자가발전 소자를 상호 보완적으로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필요하다.
| Device type | Output performance | Refs. |
|---|---|---|
| PV | Voc: 0.91 V, Isc: 88 µA | [6] |
| OPV | 15.6 mW | [9] |
| OPV | Voc: 0.83 V, Jsc: 25.0m Acm–2 | [7] |
| OPV | 0.35 mW | [8] |
| BFC | 42 µW cm–2 | [10] |
| BFC | 520 µW cm–2 450 µW (mounted on human arm) | [11] |
| BFC | 57 µW cm–2 3.6 µW cm–2 (implanted in rat’s dorsum) | [12] |
| TEG | 0.26 µW cm–2 K–2 | [13] |
| TEG | 1.48 µW cm–2 K–2 | [14] |
| TEG | 0.40 mW cm-2 (at 20°C temperature difference) | [16] |
| OTEG | 0.32 nW cm–2 K–2 | [15] |
| PENG | 1.4 µW cm–2 (at 107 Ω) | [20] |
| PENG | 0.48 µW cm–2 | [17] |
| PENG | 90 mV (at 100 MΩ) | [21] |
| TENG | 60.4 V | [18] |
| TENG | 7.55 µW cm–2 (at 90 MΩ) | [19] |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wireless power transfer systems, WPTs)은 부피가 큰 배터리나 자가발전 소자, 리드선 등 없이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디바이스의 전체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디바이스를 더욱 소형화 및 경량화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최소 침습적 이식과 수술 부담 감소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인체는 다양한 곡률의 표면과 연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기계적 변형이 발생하므로, 기존의 단단한 코일(coil) 기반 안테나는 피부나 장기와 안정적으로 밀착하기 어려우며 변형에 따라 전력 전송 효율이 크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인체의 굴곡과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순응하면서도 높은 결합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유연 안테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Michinao Hashimoto 그룹은 Galinstan 액체 금속을 전극 재료로 활용하여 유연 안테나를 개발하였다(Fig. 6(a))[22]. 직접 잉크 프린팅(direct ink writing) 방식으로 제작된 미세 채널(microchannel)에 Galinstan을 주입하여 제작된 안테나는 표준 근거리 무선통신(standard near-field-communication, NFC) 기반으로 제작된 LED 디바이스를 구동할 수 있었으며, 200% 이상의 신축성, 180°의 비틀림, 곡률 반경 3.0 mm의 굴곡 등 다양한 기계적 변형 조건에서도 품질 계수(quality factor, Q) 20 이상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전력 전달 특성을 보였다. 또한 안테나에 폴리도파민(polydopamine) 코팅을 적용할 경우 외부 봉합 없이도 동물 조직에 밀착할 수 있어 차세대 생체 삽입형 무선 에너지 소자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한편, LM은 우수한 전도성과 유연성을 갖지만, 기존 Cu 기반 전극에 비해 전자기적 성능이 떨어져 무선 주파수(radio-frequency, RF) 영역에서 손실이 증가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William J. Scheideler 그룹은 LM 기반 전극을 3차원 리츠(litz) 구조로 제작하여 인덕터의 공진 RF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Fig. 6(b))[23]. 해당 LM 기반 리츠 와이어는 기존 단일 LM 도선 대비 품질 계수를 약 80% 향상시켰으며, 30%의 이축 신장 조건에서도 98%의 무선 전송 효율을 유지하는 성능을 보였다(Fig. 6(c)).
이와 더불어, 다양한 기계적 변형 조건에서도 무선 신호 강도와 전력 전달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유연 안테나도 개발되고 있다. 한양대학교 정예환 교수 그룹은 물리적으로 유전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탄성 복합재(dielectro-elastic elastomer, DEE)를 기판으로 활용하여 기계적 변형에서도 RF 특성이 변화하지 않는 변형 불변(strain-invariant) RF 안테나를 개발하였다[24]. DEE 소재는 RF 소자와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공진 주파수 변동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전기적, 기계적 성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해당 DEE 기반 안테나는 다양한 변형 조건에서도 최대 30 m 거리까지 무선 동작이 가능한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구동함으로써, 고유연 무선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실질적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은 피부나 생체조직의 복잡한 굴곡에 밀착하고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될 수 있도록 개발되어 왔지만, 송신기와의 정렬 오차(misalignment), 그리고 인체 부위별 유전율(permittivity)과 전도도(conductivity) 차이에 따른 전자기파의 흡수 및 산란에 의한 신호 전송 효율이 저하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은 인체에 부착할 위치의 유전 특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실시간 임피던스 매칭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인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무선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의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3. 결론 및 전망
본 논문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를 구동하기 위한 에너지 공급 전략으로서 배터리, 자가발전 시스템, 그리고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을 중심으로 최근 연구 동향을 살펴보았다. 구조적 설계 전략과 내재적 신축성 재료를 활용한 신축성 배터리, 자연 및 인체 유래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자가발전 소자, 그리고 유연 안테나 기반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은 차세대 유연 헬스케어 전자기기의 구현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에너지 공급 기술들은 몇 가지 중요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장기간 동작을 위한 충분한 전력 밀도의 확보, 피부 및 체내 환경에서 효소, 전극, 전해질 등의 생체 적합성 및 장기 안정성, 반복적인 기계적 변형 환경에서 소자의 신뢰성 향상이 요구된다(Table 2). 또한, 고유연성을 갖는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소프트 리소그래피(soft lithography), 잉크젯(inkjet) 및 3D 프린팅(printing), 레이저 컷팅(laser cutting)과 같은 공정 기술을 적용하여 소자의 재현성, 공정 균일성, 그리고 대면적 및 대량 생산에 적합한 제조 공정 기술을 확립하는 것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향후에는 배터리, 자가발전 소자, 무선 전력전송 시스템을 상호 보충적으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력 공급 아키텍처가 유망한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저전력 센서와 회로를 구동하기 위한 자가발전 소자, 고전력 연산 처리를 담당하는 유연 배터리, 그리고 반영구적 에너지 보충을 위한 유연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배터리 교체 없이 장기간 생체 신호 측정과 치료가 가능한 완전 자율형 closed-loop 전자기기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통합적 전력 관리 전략과 소재 및 공정 기술 개발이 병행된다면, 차세대 웨어러블 및 생체 삽입형 전자기기의 임상 적용 및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